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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글 하나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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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다

어제 들은 이야기.
토굴에 수행하러 들어간 어느 스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 들어간 토굴이라, 집 주변을 잘 단장하느라 신났습니다.
한달 넘게 참선 수행보다는 집 꾸미는데 신이나 있었는데
어느 날 옆에 있는 밭에서 한 노인이 밭을 태운다고 불을 지폈는데 그 불이 토굴에 붙어 반이 타버렸답니다.
주방 쪽만 남고 방이 타버려 기둥만 남았으니 그 노인이 얼마나 원망스러웠겠습니까.
기둥만 남은 방을 천막으로 씌워 놓고, 토굴만 바라보며 한참을 지내다가, 
문득 이미 지나간 일인데 누구를 원망한들 무엇하랴는 생각에 그 노인과 감정을 풀고 수행 잘 하고 나왔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벌어진 일에는 누구를 원망할 것이 없습니다.
그 상황에 맞게 나를 잘 보살펴야 하겠습니다.
이미 끝난 상황에 얽매여 남을 원망하고 나를 학대하는 일은 없어야하겠습니다.
가끔은 무심히 바라보는 지혜도 필요하겠습니다.

옛날 이야기는 들어도들어도 재미있습니다.

2018. 3. 3 대둔사. 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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