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사진집단 비움>의 <비움>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떤 감정을 표현해 볼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에는 레미제라블에서 판틴이 죽어가면서 노래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판틴이 죽어가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는 모습이,
그동안의 고된 삶을 뒤로하고 편안함으로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표현이 사진으로 완성된다면, 전시 때 이 노래를 불러보려고 했습니다.
노래는 여러번 시도 해 보았지만 부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작업을 하면서 쓴 에세이입니다.
<비움, 내일은 없다>
지금, 나는 그곳으로 가고 있다.
맑은 하늘에 구름이 잔뜩 올려져 있다.
아름다운 그림이다.
이 그림이 사라지기 전, 그곳에 도착하려 한다.
라디오에는 구름이 많아 맑은 하늘을 감상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크고 작은 물방울들이 파란 종이 위에 올려진 모습이 좋아 보인다.
나를 설레게 한다.
오늘만 볼 수 있는 그림이기에 더욱 설렌다.
오늘만 할 수 있다.
내일은 없다.
지금, 나는 사진을 한다.
사진을 하며 오늘을 기억한다.
이 전시한 사진들을 만들기 위해 1달 동안 20여 차례 이곳을 찾아갔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내 모습과
사진을 만들고 프린트해서 전시에 걸기까지의 과정에서
이것이 최선의 결과가 되었든 아니든
끝이 났다는 것과 그 끝에서 편안함을 얻었다는 것.
여기서 판틴이 노래하는 감정이 떠올려졌습니다.
Fantine's Death: Come To Me
Come to me, Cosette, the light is fading
Don't you see the evening star appearing?
Come to me, and rest against my shoulder
How fast the minutes fly away and every minute colder.
Hurry near, another day is dying
Don't you hear, the winter wind is crying?
There's a darkness which comes without a warning
But I will sing you lullabies and wake you in the morning.